느낌이 있는 그림이야기-이주헌- 2007-07-05 14: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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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이주헌의 명화감상)느낌이 있는 그림 이야기는 홍익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신 이주헌씨가 쓴 어린이를 위한 서양미술감상법에 관한 책이다. 이주헌씨는 그간 서양미술에 대한 다양한 저작을 남긴만큼 그림에 대한 설명이 탁월하다. 작품 하나를 두고 작품에 대한 설명과 이에 뒤따르는 우리에게 남기는 교훈을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손에 쥐어준다.
작가의 말에서 나타나듯이 저자는 '그림은 느낌을 표현하고, 느낌을 얻는 것'이라는 사실을 그림을 설명하면서 철저하게 보여주고 있다. 언뜻 그림을 볼 때 우리는 그것이 단순히 붓의 터치로 만들어 낸 어떤 아름다운 형상이라고만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모든 그림에는 그 그림을 그린 화가의 깊은 생각과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밀레의 <이삭줍기>에 나타나는 아름다운 지평선 또한 어머니의 가슴을 상징하듯이 말이다. 저자는 우리에게 그림을 그린 화가의 의미를 그림 속에서 읽어 보라고 말하고 있다.
어린시절 이런 독서경험이 있다면 가장 먼저는 그림을 보는 눈이 넓어질 것이라는 것을 들 수 있다. 우리는 박물관을 갔을 때 그냥 그 물건들을 지나쳐간다. 어떤 의미가 담겨있는지도 모른 채 하지만 미리 그 박물관에 소장된 물건이 어떤 의미를 지닌 것인지, 어느 시대의 물건인지 알고 간다면 그 물건에 대한 감정은 전혀 다를 것이다. 그림도 마찬가지다. 이 책을 읽은 어린이들은 미술관에서 단순히 액자 속 그림 만 보지 않을 것이다. 그 안에서 숨쉬고 있는 화가의 마음을 읽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두 번째는 그림 그리기를 즐거워 할 수 있다는 것을 들고 싶다. 그림 그리기가 단순히 과제 수행으로 느껴지고 잘 하고 못하고의 순위가 매겨지는 활동이 아닌 자신안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수단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부모님들이 아이들과 함께 이 책을 읽고 아이들과 함께 그림을 그려보고 생각을 나눠보는 행동을 해 준다면 아이들이 그림을 그리는 것에 대한 즐거움을 배가 될 것이다.
세 번째 세상, 다른 사람을 보는 눈이 한결 부드러워 질 것이다. 즉 포용력이 커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단순히 그림에 대한 설명만을 포함하고 있지 않다. 그림을 설명하면서 우리에게 사랑의 의미는? 어머니의 존재는? 고통을 헤쳐나가는 방법은? 등의 이야기를 해준다. 훌륭한 그림과 함께 들려주는 저자의 소소한 의견들은 그 어떤 때 보다 사람의 감정에 와 닿을 수 있다고 보여진다.
'느낌있는 그림이야기'는 잘 차려진 밥상같다. 글을 이어나가는 목차 부터 각 목차의 느낌을 표현하는 색깔까지 어느 곳하나 흠잡을 것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과연 이 내용을 초등학생이 읽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물론 요즘은 아이들이 많은 책을 읽고 있으며, 독서력이 높은 아이들이 많아 그 아이들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린이를 위한'이라는 말이 읽어야할 다른 독자들을 제한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되었다. 어린이가 아니더라도 그림을 잘 모르는 청소년, 어른 또는 독서력은 떨어지지만 그림을 알고자 하는 사람들이 함께 읽어도 좋을 것이라는 생각때문에 '어린이'에게만 제한된 것이 아쉽게만 보였다.
이 책을 보는 동안 독자들은 그림을 보는 눈을 기르고 사물을 보는 깊이가 틀려질 것이다. 빛이 통하는 곳 아래에는 그림자가 생기기 마련이고, 작가는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완벽한 작품을 만들기 위해 엄청난 고통을 격는다는 것, 이러한 과정을 거쳤을 때에만 아름다운 작품이 탄생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독자는 자신의 인생에 이를 대비시켜 보면서 또 다른 꿈과 희망의 싹을 키워 하나의 작품을 탄생 시킬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그림감상법 만이 아니라 삶을 이야히가는 것이 이 책의 진정한 미덕이며 '느낌있는 그림이야기'라는 작품의 감상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