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많이 읽으라면서"…사서 없어 문닫는 학교 도서관
사서 미배치 학교 48%, 지방 미배치율 90%도…"독서 토론·도서관 수업은 꿈같은 얘기"
머니투데이 이슈팀 남궁민 기자 입력 : 2017.05.08 10:44
전국 초·중·고등학교에 사서 없는 도서관이 늘면서 독서 교육 부실화가 우려되고 있다. 특히 학생수가 적은 지역의 경우 사서를 배치하지 않은 학교 비율이 90%에 이르러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8일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2016년 4월 기준 전국의 초·중·고등학교 1만1563곳 가운데 사서 업무 담당자(사서 교사 및 기간제 교사)가 배치되지 않은 학교는 5562개교로 전체의 48.1%에 달한다. 특히 '사서 없는 학교' 비율이 제주는 93%, 전남 92%, 전북 86.9%, 경북 84.3%에 달한다.
한 도교육청 관계자는 "지방은 사서가 배치된 학교 비율이 10%도 되지 않는데 이마저도 일부 대형 학교나 혁신학교 등을 중심으로 배치된다"고 말했다. 사서 교사 부족 문제는 일선 학교에서 독서 교육의 질 저하, 교사 업무 부담 증가의 원인이 되고 있다. 사서 교사 미배치교는 자원자가 없을 경우 교사들끼리 돌아가며 도서관 운영을 맡는다. 학부모들 가운데 도서관 자원봉사자를 뽑기도 한다. 사서 등 교내 도서관에 상주하는 교사가 없을 경우 도서관 수업이나 학생들의 도서 대출 등에 제약이 따른다. 고등학생 B씨는 "학교에 사서 선생님이 안계셔 선생님들끼리 돌아가면서 도서관을 열어주시는데 점심시간에 잠깐만 이용할 수 있고 쉬는 시간이나 학교 끝나고 책 빌리는 것도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사서 미배치교에서 사서 업무를 맡고 있는 한 교사는 "정부에서는 독서 교육이 중요하다고 독서 토론, 도서관 수업 등을 늘리라고 하지만 전담 사서 교사가 없는 상황에서는 꿈도 못꾼다"며 "도서 대출이나 도서관 정리 하기에도 벅차다"고 토로했다. 사서 교사 부족 문제를 겪는 도 교육청들은 매년 교육부에 인력 부족을 호소하지만 사서 교사는 특수·영양·보건·상담교사 등 다른 비교과 교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력 충원이 더딘 상황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사서 교사 등 비교과 교사들의 법정 충원 비율이 있기 때문에 부족한 인력을 한 번에 충원하는건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관련 인력에 대한 충원 요구를 하고 있지만 공무원 채용과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교육부에서 독자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