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뿌리 2009-12-04 11:52:25  
 
  이름 : 김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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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미.『거대한 뿌리』. 출판지 : 검둥소, 2006
흥미★★★★☆ 추천★★★★★
▶ 외적 상황(혼혈아로서의 삶) : 미군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혼혈아 재민이, 외제 상품이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얻으려 하는 한국인들에게 반은 외제인 ‘인간’ 재민이는 비난과 무시 속에 살아가고 있다.

*생각거리 - 외제 상품에 사족을 못쓰면서 외국인의 피가 섞인 혼혈아는 무시하는 한국인의 이중적인 성향

*질문거리 - ‘혼혈아’에 대해 나도 그렇게 생각하는가?
p.149  “정원이 너 되게 웃기다. 윤희 누나가 임신한 게 뭐가 그렇게 큰일이라는 거야? 윤희 누나는 뭐 애기 낳으면 안 되냐?”
        “그냥 아기가 아니잖아.”
        “그냥 아기가 아니라니. 그게 무슨 말이야?”
        재민이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그 아기, 아버지를 닮았을 거 아냐.”
        “당연하지. 아버지가 흑인이니까. 그럼 넌 지금 윤희 누나가 낳은 아기가 나처럼 튀기라서 슬픈 거냐?”
p.150  “나는 사람들한테 물어보고 싶어. 도대체 튀기가 뭐 어쨌다는 거야? 물건은 미제라면 사족을 못 쓰면서, 왜 우리 같은 애들은 싫어해? 나도 반쪽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미제야. 그리고 나머지 반은 너희들하고 똑같다고. 도대체 왜 우리가 너희들한테 무시를 당해야 하냐고, 왜?”

▶ 함께 읽을거리 -  <사설> 하인스 워드를 진정 예우하는 길
[경향신문] 2006-02-10 27면  총45면  오피니언·인물    / 967자
  미국 슈퍼볼 영웅 하인스 워드의 감동적인 가족사가 전해지면서 한국내에서도 '워드 열풍'이 일고 있다. 워드 가족에게 훈장이나 명예시민증 수여 등 국가적 예우를 하자는 제안이 나오는가 하면 국내 항공사와 단체들이 그들을 모시려고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는 보도다. 사실 워드의 성공이 국가 이미지에 미친 효과 등을 감안하면 그 이상의 예우도 아깝지 않다. 하지만 그가 '한국계'라는 이유만으로 열광하는 것이 과연 워드 가족에 대한 진정한 예우인지 성찰해 볼 일이다.
  워드의 어머니는 워드가 한국인들로부터도 냉대와 차별을 받으며 자랐다고 증언했다. 오죽했으면 "한국 학생들과 어울리지 말라"고까지 했을까. 워드 열풍에 대해 "혼혈이라고 무시할 때는 언제고…"라는 자성론이 제기되는 것도 충분히 납득할 만하다. 순혈(純血)주의에 대한 집착이 유독 강한 한국사회에서 혼혈인들이 겪어온 차별과 설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혈통을 숨기거나 아예 외국인 행세를 하며 살아가는 혼혈인들이 부지기수다. 같은 혼혈도 피부색에 따라 차별 받는다는 게 많은 혼혈인들의 지적이다.
  세계화의 진전, '코시안'의 급증 등으로 인종간 혼혈이 확산되고 있는데도 한국 사회는 여전히 순혈 집착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단일민족을 강조하지만 그것을 피의 단일성에서 찾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인종전시장'이라는 미국사회에서 국가통합의 원천이 무엇인지 직시할 필요가 있다. 오히려 분열과 갈등은 배타적 순혈주의에서 비롯된다. 지연, 혈연, 학연, 이념, 정실 등을 배경으로 한 한국사회의 '패거리 문화'가 비뚤어진 순혈 문화의 폐해를 보여주고 있다.
  워드의 성공은 우리의 부끄러운 실상을 반성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한글 이름을 팔에 새긴 워드를 자랑스러워하면서 이 땅에 사는 혼혈인의 정체성과 아픔에는 왜 무관심해 왔는지 냉정히 자문해볼 일이다. 워드의 한국 방문이 혈통과 피부색에 대한 편견을 깨고 혼혈문화의 가치를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