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은 미래다. CBS는 지식-정보-사람이 하나로 통하는 미래의 도서관에 대한 기획보도를 마련했다. IT시대에 길을 잃은 도서관의 문제점과 함께 학교도서관의 현주소, 평등한 정보접근성, 클라우드컴퓨팅 도서관에 대해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학교도서관이 죽어있다. 시설투자가 부족할 뿐 아니라
관리할 사서교사가 턱없이 부족한 까닭이다.
개교한 지 5년이 안 된 서울의 한 고등학교는 점심 시간과 방과 후 50분을 제외하고는 도서관 문이 굳게 잠겨있다. 도서관을 갖췄지만 정작 관리할 사서교사는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점심시간과 방과 후 도서부 학생들이 문을 열어놓을 뿐,
관리자도 수업을 맡고 있는 국어교사다.
이 학교 재학생인 이 모(16)양은 "문이 맨날 잠겨 있고, 선생님도 자리에 잘 계시지 않는다"고 불평했다.
또다른 B중학교의 경우에는 '사서교사'가 아닌 비정규직 사서가 도서관을 맡다보니 도서관 활용 수업은 엄두도 못내고, 단순히 소장도서를 빌려주고 반납 는데 그치고 있다.
이 학교 사서 윤 모 씨는 "결국 학교도서관이나
공공도서관에서 각종 정보를 찾고 활용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 학생들은 인터넷 포털사이트만
검색해 자료를 배끼는 수준의 악순환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교육
과학기술부 통계에 따르면, 전국의 초중고에 배정된 예산 5,206억여원 가운데 도서관 예산은 843억여원으로 16%정도를 차지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학교도서관은 전체 학교 1만 1,060곳 가운데 98%가 갖춰진 상태지만 사서교사 수는 단 724명으로 6.4%에 불과해 도서관 활용 수업이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는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전문 사서교사와 총직원수가 학생 1,000명당 평균 1~2명씩 배정돼 있는 것과 사뭇 대조적이다.
교과과정수업과 학교도서관이 제각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 망우동에 위치한 송곡여자고등학교 역시 근현대사 인물 탐구 등에 대해 보고서를 쓰는 도서관 협력 수업을 하고 있지만 국영수 등 이른바 '수능
과목'과 연계되지 못하는 현실이다.
무한한 지식과 정보 창고인 도서관 대신 교과서와 참고서, 학습지 위주의 주입식 교육틀에서 교사와 학생 모두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덕주 송곡여고 사서교사는 "과학 선생님이 실험실에서 화학 실습을 하면 사고 날 가능성이 있고, 왔다갔다 학생들 통제가 어려워 과학실을 이용하지 않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반면, 학교도서관이 디지털 시대에 따라 학생들의 심층적인 자기 주도 학습을 이끌어 내도록 변화하면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도 있다.
서울
개포동의 경기여고 2학년인 박혜영, 이승주 양은 이번 학기 논문 주제로 '암'과 '복제' 등 가운데 고민하고 있는데 학기마다 한 편의 논문을 쓰는 '도서관 활용 수업'에 참여하는 중이다.
필요한 지식과 정보는 사서교사의 지도와 도움을 얻어 학교도서관 서적을 바탕으로 외국 학술지나 전자저널, 오프라인 잡지, 논문까지 다양하게 수집하고 있다.
"진로와 관련해 고민하고, 한 주제에 대해 파고들어 계속 질문을 하고 답을 찾으니까 더 오래 기억에 남고 재밌는 수업"이라는 게 두 학생의 말이다.